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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둥이의 생존독서

미니북으로 독서하는 습관들이기

by 생독TV 202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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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들이기, 코로나 시대의 책 읽기

<책 읽기에 대한 기억들>

어린 시절 시골 촌놈이 서울에 가면 놀라는 것이 아주 많았다. 학창 시절 서울에 가면 가장 놀라운 장면이 수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지하철에서 책과 신문을 읽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시대에 따라 변화되었지만 그 당시 어린 눈에 비친 서울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일하고도 출퇴근 시간에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책과 가까이 지내지 못한 학창 시절이지만 서울에 가면 꼭 흉내 내고 싶은 장면이 바로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는 것이었다. 

그래서 옛말에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을 제주도로 보내라고 했던가..

닌텐도가 유행할 시절에는 너도나도 모니터를 펜으로 꾹꾹 찌르는 모습이었고, 엠피쓰리가 유행할 적엔 모두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으며 DMB 기능이 있는 신형폰이 나왔을 때는 집에 서나 볼 수 있었던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이 가득한 곳이 서울 지하철의 풍경이었을 것이다.  그 사이 많은 유행에 따라 지하철 풍경들이 바뀌었겠지만 내가 몇 년에 한 번 올라가서 본 서울의 모습은 그 정도 일 것이다. 

다시 책 읽기로 돌아가서. 그 당시 촌놈의 머릿속에는 책은 교과서와 참고서만 있었다. 서울의 지하철 풍경은 교과서와 참고서뿐만 아니라 최신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도 책장을 꾸미는 소품이 아니라 읽는 것이구나! 말로만 듣던 바퀴벌레(보케 브러리) 책을 지하철에서 공부하는 먹물을 듬뿍 먹은 대학생과 회사원들은 영어 원서를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해본 장면이었다. 

책이 스마트폰으로 바뀐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최재붕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에게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성인 독서의 문제점>

202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의 연간 평균 종이책·전자책(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제외) 독서량은 7.5권이라고 한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의 9. 4권보다 1.9권이 줄어든 수치이다. 반면 초·중·고학생들의 평균 독서량은 40.7권으로 2년 전 34.3권보다 6.4권 늘었다.

이 수치만 본다면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책 읽어라!" 하는 말은 학생들이 듣기에는 귀퉁이에 처박히지도 않는 말일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이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29.1%)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한다. 

성인 독서량의 하락은 결국 그 시간에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할 말은 없다. 최근 2년 평균 독서량이 지난 2년 전보다 3배는 줄어들었다. 그 시간을 동영상 시청시간으로 바뀌었다. 

<미니북>

 

독서량, 책을 읽는 시간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은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일 것이다. '책과 가까이 하라' 그냥 물리적인 가까움이 아니라 가까이 있어야 읽는다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 문고판 같은 작은 책들은 소지하지 다니기 딱 좋은 크기이다. 

사실 시골 촌놈들(비하하는 말이 아니다.)이나 나이께나 먹은 사람들은 공공장소나 누군가 쳐다보는 곳에서는 책을 읽기가 쑥스러워하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자신 있게 책을 꺼내 읽거나 영어책을 꺼내 공부하는 서울 사람들이 부끄러웠다. 학창 시절의 영향인 것 같다. 뭐 좀 하면 '잘난 체하네.'라는 말을 자주 들었던 기억들이 긍정적인 행동들을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게 했던 이유가 되었다. 

이젠 아니다. 공개적으로 책 읽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런데도 조끔은 부끄럽다.(이유가 궁금하다. 나도 모른다. ) 그래서 서점에서 유연히 본 모 출판사에서 나오는 미니북 시리즈를 보고 나서 이거 좋네 하면서 하나하나 구입해서 읽었다. 버스로 장거리를 가거나 양복 안쪽 주머니나 바지 뒷주머니에 쏙 들어가서 틈틈이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이 시리즈로 읽었다. 

이 작은 책이 독서인구를 늘리지는 못하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여행하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판형이다. 몇 년 전 해외에 2주 이상 갈 일이 있어 읽을 책을 준비하는데 무식하게도 선택한 책이 헤로도토스의 역사 같은 2천 페이지짜리 책이나 500쪽 이상의 책이었다. 몇 권 넣으니 캐리어 무게가 장난 아니게 무거웠다. 아마 그때 미니북을 알았다면 아주 가벼운 여행을 했을 것이다. 

가끔 제본상태가 안 좋은 책을 페이지가 금방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미니북 크기도 다양하고 담뱃갑보다 작은 사이즈의 책도 있는데 읽기는 꽤 불편하다. (특히 노안이 있는 사람). 하지만 미니 북이면서도 축약본은 없다. 원전 번역으로 빠진 내용 없이 원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가 있다. 

삼중당 문고와 각 출판사들의 문고판 시리즈를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구입해서 읽을 만한 시리즈이다. 

 

햄릿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미니북 도네이션 13),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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